한글문화연대 토론회에 참석

총 세개의 주제로 진행되었는데, 지정 토론자 외 방청석에는 주제별로 단 1명만 짧게 질문할 수 있었던 점이 다소 불만이었습니다.
주제1 : 오늘날 세계를 제패하고 있는 영어에서 20%만이 고유 영어이고, 나머지는 전부 그리스어, 라틴어, 불어 등 외국어를 들여다가 토착화시킨 단어입니다. 옥스퍼드사전에 김치, 삼겹살 등 한국어 26개 (2021년 기준)가 외래어로 올라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왜 외래어를 제한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도리어 외래어를 적극적으로 토착화시켜서 우리말 어휘를 더욱 풍부하게 늘려야 한다는 게 제 짧은 소견입니다.

주제2: WTO, IMF 등 영어 약자를 쓰지 말고, 경제성을 위해서 한국어로 쓰되 방송이나 신문에서 최대한 줄여서 사용하자는 토론이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를 굳이 ‘보건기구’로 줄이는 등 글자수 2개 줄이면 이게 한국 보건복지부 산하의 기구인지, 세계 기구인지 알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핵확산금지조약’ (NPT)를 ‘핵확금’으로 줄여서 쓰자는 데는 좀 황당했습니다. 기사 머리에 세계보건기구 (WHO)를 쓰고, 이후 WHO만 쓰면 그 기사를 읽거나 방송을 보는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합니까?
일본인들이 ‘에어콘’, ‘리모콘’으로 줄인 걸 영어 원어민들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또 자동차 후륜의 차동기어 Differential Gear를 일본인들이 확 줄여서 ‘데후’, Transmission을 줄여서 ‘미션’이라고 한 것을 우리나라 정비업계에서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습니다.
편의를 위하여 이렇게 줄여 쓰는 것이 과연 우리말에 도움이 될까요? 특히 발음이 짧은 일본인들이 줄인 영어 단어들이 우리나라에 무분별하게 유입된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주제3: 중국인들이 어떻게 서양 어휘들을 차용해서 중국어로 만들어 왔는지를 공부한 시간이었습니다.
중학교 수학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Function의 개념을 배웁니다. Function은 수학적 사고의 틀입니다. 그런데, Function을 중국에서 함수 (函數: 한슈로 발음)라고 음역했습니다. 일본에서는 Function 본연의 뜻을 살려서 관수(関数)라고 번역했습니다.
함수는 포함, 즉 집합의 개념이고, 관수는 1:1 relationship, 즉 function입니다. 처음 함수를 배울 때 엄청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쓰리쿠션 먹고 들어오는 외래어는 철저히 배제하고, 우리나라 전문가들이 직접 번역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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