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가능하지 않은 일이 실제로 일어났을때 이를 기적이라고 부릅니다. 조선시대에는 기적이 두번 있었는데 하나는 훈민정음 창제요 또 하나는 명량대첩 입니다.
명량대첩 428주년 기념일(양력 10월 16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명량대첩은 나라의 명운이 걸린 한판의 승부를 기적적인 승리로 장식한 세계전쟁사에 다시없을 기념비적 사건입니다.
층무공에게 가장 기뻤던 해는 아마도 개전 첫해인 1592년 이었을겁니다. 옥포, 당포, 당항포, 한산도, 부산포 해전의 승리가 모두 임진년 첫해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공에게 가장 힘들었던 해는 언제였을까요? 왜란이 터진 5년 후 정묘년(1597년) 이었습니다. 바로 이해에 공은 모함을 받아 투옥되어 고문을 받고, 석방되자마자 사랑하는 어머님을 잃고 장례도 치르지 못한채 금부도사에 이끌려 백의종군 길을 떠납니다. 그리고 얼마뒤 공이 천신만고 끝에 이루어놓은 함대가 궤멸을 당하는 비극을 겪고, 두달 뒤 벌어진 명량해전에서 불과 열두 척의 함선으로 벼랑끝에 선 나라를 살려냅니다. 운명의 장난은 모질어서 명량에서 당한 분풀이로 왜적들은 공의 아산 본가를 습격해 공의 가장 사랑하는 아들 ‘면’을 죽입니다.
명량해전은 실로 충무공의 피땀과 눈물과 고난 속에 치루어진 값진 승첩입니다. 공의 정묘년 일기를 따라가며 그분의 발자취를 하나 하나 새겨봅시다.